카테고리 없음

도덕경 21장 번역과 해설-텅 비어 있는 덕을 지닌 모습

도반스키 2025. 4. 22. 15:27
우리 삶은 도(道)의 시뮬레이션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모든 것을 이끄는
‘스스로 있는 자(I AM)’가 있습니다.
도덕경 21장은
그 황홀한 근원과 믿음의 힘을 말합니다.

도덕경 21장 -텅 비어 있는 덕을 지닌 모습

 

[원문]

孔德之容, 惟道是從. 道之爲物, 惟恍惟惚.

공덕지용, 유도시종. 도지위물, 유황유홀.

惚兮恍兮, 其中有象. 恍兮惚兮, 其中有物.

홀혜황혜, 기중유상. 황혜홀혜, 기중유물.

窈兮冥兮, 其中有精. 其精甚眞, 其中有信.

요혜명혜, 기중유정. 기정심진, 기중유신.

古及今, 其名不去, 以閱衆甫. 吾何以知衆甫之狀哉, 以此.

자고급금, 기명불거, 이열중보. 오하이지중보지상재, 이차.


[번역]

텅 비어 있는 덕을 지닌 모습은(孔德之容),

오직 도를 따르는 것이다.

 

도가 물질이 된다는 것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황홀하다.

황홀하고 황홀하구나! 그 안에 형상이 있다.

황홀하고 황홀하구나! 그 안에 물질이 있다.

고요하고 아득하구나! 그 안에 뜻이 있다.

그 뜻은 참으로 진실되다. 그 안에는 믿음이 있다.

 

스스로 있는 자(自)는

옛날부터 지금까지 그 이름이 사라지지 않으니,

이것으로 모든 것의 아버지(衆父)임을 분간한다.

내가 어떻게 형상(狀)이,

모든 것의 아버지로부터 비롯되었는지 알았겠는가?

이것을 통해서이다.

-도덕경21장


[개념정리]

📌 공덕지용(孔德之容) : 텅 비어 있는 덕(孔德)을 지닌 모습(容: image). 구멍 공(孔)자는 비어 있다는 뜻으로, 空(빌 공)자와 뜻이 통한다. 덕은 무(無=道)를 삶(有=德)에서 드러내는 것이다. 그래서 모습(容: image)으로 드러난다. 그런데 모습이라는 것은 사실 텅 비어 있다. 이것을 ‘색즉시공(色卽是空)’이라 한다.

📌 모든 것의 아버지(衆父) : God. 스스로 있는 자(自). 대도(大道).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는 것을 믿어라. 믿지 못하겠거든 내가 하는 그 일들을 보아서라도 믿어라.”-요한복음14‬:‭11‬


[해설]

 

1. 텅 빈 마음으로

 

 도덕경 21장에서 노자는 "공덕지용(孔德之容)"이라 하여 텅 빈 덕의 모습을 이야기합니다. 여기서 도(道)는 무(無)의 세계에 속하고 덕(德)은 유(有)의 세계에서 도를 표현하는 것입니다. 도는 형태가 없고 눈으로 볼 수 없는 존재이지만, 덕은 도의 본질을 현실 세계에서 형태와 모습으로 드러냅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현실에서 경험하는 모든 것은 본질적으로 비어 있지만(무), 그 비어 있는 본질이 구체적으로 표현된 것이 덕(유)입니다.

 

2. 보이지 않는 작용, 믿음의 길

 

 노자는 도를 이렇게 표현합니다:

"황홀하고 황홀하구나! 그 안에 형상이 있다.
황홀하고 황홀하구나! 그 안에 물질이 있다.
고요하고 아득하구나! 그 안에 뜻이 있다.
그 뜻은 참으로 진실되다. 그 안에는 믿음이 있다."

 

 이 말은 눈에 보이는 세계 너머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며 작용하는 무(無)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우리가 겉으로 보는 현실은 단지 겉모습에 불과하며, 그 뒤에 보이지 않는 도의 힘과 뜻이 숨어 있습니다.

 

 이 보이지 않는 작용을 이해하고 느끼며 따르는 것이 바로 믿음입니다. 도는 형태가 없고 보이지 않으므로, 도를 따르는 것은 믿음으로만 가능합니다. 눈으로 볼 수 없지만 그것을 믿고 의지할 때, 우리는 비로소 참된 도덕적 삶을 살 수 있습니다.

 

3. 스스로 있는 자, I AM

 

 노자는 도를 "스스로 있는 자(自)"라고 표현합니다. 이 "스스로 있는 자"는 성경에서 하나님이 모세에게 밝힌 이름 "I AM(나는 곧 나다, 나는 스스로 있는 자다)"과 같은 의미입니다. 불교에서는 이를 '참나(眞我)'라 표현하며, 영원히 변하지 않는 본래의 의식, 즉 깨어서 지켜보는 자를 의미합니다.

 

 영겁의 윤회 속에서 영원히 변하지 않는 유일한 존재는 바로 이 "스스로 있는 자(I AM)"입니다. 모든 존재는 생성되고 소멸되지만, 우리 존재의 뿌리이자 진정한 정체성은 항상 존재하는 이 근원적 의식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참된 우리 자신이며, 도가 우리 안에서 드러나는 방식입니다.

 

4. 모든 존재의 아버지

 

 노자는 말합니다:

"스스로 있는 자는
옛날부터 지금까지 그 이름이 사라지지 않으니,
이것으로 모든 것의 아버지임을 분간한다."

 

 여기서 도(道)는 모든 존재의 아버지(衆父), 즉 하나님을 가리킵니다. 도는 모든 것을 낳고 기르는 아버지와 같은 존재입니다. 우리가 현실에서 경험하는 모든 형상은 이 무형의 아버지로부터 비롯된 것이며, 하나님이 모든 존재를 생성하고 지속시키고 있습니다.

 

성경에서도 예수는 같은 뜻을 다음과 같이 표현합니다: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는 것을 믿어라." (요한복음 14:11)

 

 즉, 우리 존재의 뿌리는 하나님이며, 하나님이 우리를 낳고 기르고 있음을 믿고 깨닫는 것이 참된 삶입니다.

 

5. 도의 시뮬레이션

 

 도의 시뮬레이션이란, 도가 무의 상태에서 유의 상태로 드러나는 신비한 과정을 의미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도(무)가 우리 삶이라는 형태(유)로 나타날 때, 이것은 마치 영적 시뮬레이션처럼 신비롭고 놀라운 과정입니다.

 

 우리 삶은 이처럼 도의 시뮬레이션이며, 매 순간 우리가 살아가는 것 자체가 도가 드러난 기적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순간이 도의 작용이며, 우리가 도를 믿고 그것에 따라 살아갈 때 진정한 평화와 자유를 누릴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우리가 보고, 듣고, 만지는 모든 것은 도라는 본질의 신비한 드러남입니다. 도를 깨닫고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이 땅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삶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