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경 9장은 '지나친 소유는 오히려 해가 된다'는 가르침을 전합니다. 가진 것이 많아질수록 불안은 커지고, 성공이 교만으로 변하면 스스로 화를 부릅니다. 노자는 소유하는 삶이 아닌 존재하는 삶을 강조하며, 물처럼 흘러가며 가치를 창출하는 태도가 진정한 부와 성공을 가져온다고 말합니다.
도덕경 9장
-성공하면 자신을 낮춰라(功遂身退)
[원문]
持而盈之, 不如其已. 취而銳之, 不可長保.
지이영지, 불여기이. 취이예지, 불가장보.
金玉萬堂, 莫之能守. 富貴而驕, 自遺其咎.
금옥만당, 막지능수. 부귀이교, 자유기구.
功遂身退, 天之道.
공수신퇴, 천지도.
[번역]
넘치도록 가지는 것은 버리는 것만 못하다.
날카롭게 다듬으면 오래 보전할 수 없다.
금과 옥이 집에 가득하면 지킬 수 없다.
부와 명예를 가졌다고 해서 교만하게 굴면
스스로 재앙에 빠지게 된다.
성공하면 자신을 낮추는 것이
하늘의 도다.
[해설]
1. 소유하는 삶
갖는 것이 곧 사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돈, 명예, 지위 같은 것들을 더 많이 가질수록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요. 하지만 갖는 것이 더 많아질수록, 갚을 것이 더 많아집니다. 그러면 갚는 것이 곧 사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넘치도록 가지는 것은 버리는 것만 못하다.” 노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가진 것이 많아질수록 오히려 불안해지기 쉽습니다. 가진 것이 많아질수록 그것을 지키려는 마음도 커지고, 잃을까 초조해지는 마음도 커지기 마련입니다. 그러다 보면 삶은 점점 무거워지고, 쉴 틈 없이 무언가를 쫓아야만 하는 상황이 되어버리지요. 이것은 ‘소유하는 삶’의 모습입니다.
2. 존재하는 삶
존재하는 삶은 이와 다릅니다. 존재하는 삶은 ‘내가 얼마나 가졌는가’가 아니라 ‘나는 어떤 존재인가’에 집중합니다. 바람은 보이지 않지만 어디든 흐르고, 강물은 스스로 낮은 곳으로 흘러가지만 결국 바다를 이룹니다. 이렇게 스스로 그러하게(自然) 존재하며 삶을 누리는 것, 그리고 나의 생명 또한 나의 소유가 아니라 신의 뜻 안에 있다는 것을 알고,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경외하는 태도로 사는 것이 ‘존재하는 삶’의 모습입니다.
우리는 행복을 ‘무언가를 소유하는 것’에서 찾으려 합니다. 돈이 많아지고, 높은 자리에 오르면 행복해질 것 같지만, 소유에서 오는 만족감은 항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마음을 가득 채우려 할수록 불안해지고, 집착이 깊어질수록 자유로워 질 수 없습니다. 행복은 채울 때가 아니라 비울 때 찾아옵니다. 마음을 비울 때 오히려 더 많은 것들이 자연스럽게 흘러 들어오고, 욕심을 버릴 때 진짜 소중한 것들을, 내가 얼마나 많이 누리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물처럼 되는 것이 가장 좋다(上善若水)”고 하였지요. 물과 돈은 속성이 비슷합니다. 고인 물은 썩고, 흐르는 물은 맑아지며 결국 바다가 되지요. 돈도 마찬가지 입니다. 쌓는 것이 아니라 나를 통해 돈이 흐르게 하면 더 큰 돈이 흘러 들어옵니다. 위대한 기업가들은 돈을 쌓는 것이 아니라 돈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지요. 그래서 더 큰 돈이 그들에게 흘러 들어옵니다.
3. 무소유
무(無)는 단순히 ‘아무것도 없음’이 아닙니다. 오히려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에서 유가 창조됩니다. 유는 만물을 성장시킵니다. 우리 마음 안에는 창조하는 아버지의 마음과 성장시키는 어머니의 마음이 있는데, 이것을 도덕이라고 합니다. 물질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존재의 뿌리인 도덕을 소유하는 것을 '무(無)-소유'라고 합니다. 무소유가 ‘존재하는 삶’의 모습입니다.
물질을 따라 소유하는 삶은 무겁습니다. 도덕을 따라 존재하는 삶은 가볍습니다. 도덕을 따를 때 성공이 따라 옵니다. 그렇기에 성공하려는 자와 이미 성공한 자는 모두, 항상한 신 앞에 겸손하고 감사해야 합니다. 그러면 지속가능한 성공이 삶 속으로 흘러 들어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