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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경 27장 번역과 해설-선한 행동은 행적이 없다

by 도반스키 2025. 5. 24.

도덕경 27장

-선한 행동은 행적이 없다

 

[원문]

善行, 無轍迹, 善言, 無瑕謫, 善數, 不用籌策. 

선행, 무철적, 선언, 무하적, 선수, 불용주책. 

善閉, 無關楗而不可開, 善結, 無繩約而不可解, 

선폐, 무관건이불가개, 선결, 무승약이불가해, 

是以聖人, 常善求人, 故無棄人, 常善救物, 故無棄物. 

시이성인, 상선구인, 고무기인, 상선구물, 고무기물. 

是謂襲明, 故善人者, 不善人之師, 不善人者, 善人之資, 

시위습명, 고선인자, 불선인지사, 불선인자, 선인지자, 

不貴其師, 不愛其資, 雖智大迷. 是謂要妙. 

불귀기사, 불애기자, 수지대미. 시위요묘.


[번역]

선한 행동은 행적이 없다(善行 無轍迹).

선한 말은 허물이 없다.

선한 셈은 손익을 꾀하지 않는다.

선하게 닫은 것은 굳센 빗장이 없는데도   없다.

선하게 묶은 것은 노끈으로 묶지 않았는데도   없다.

 

이것을 근거로 하여 성인은

영원한 선으로 사람을 구원하여 버리는 사람이 없고,

영원한 선으로 사물을 구원하여 버리는 사물이 없다.

이것을 밝은 습관(襲明)’이라 한다.

 

그러므로

선한 사람은 선하지 않은 사람의 스승이고,

선하지 않은 사람은 선한 사람의 자산이다.

 스승을 귀하게 여기지 않고,

 자산을 아끼지 않으면,

비록 지혜롭다 할지라도 크게 미혹될 것이다.

이것을 미묘한 요점(要妙)’이라 한다.

-도덕경 27


[개념정리]

📌선행 무철적(善行 無轍迹) : 선한 행동은 행적이 없다. 너는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  자선행위를 숨겨두어라. 그리하면, 남모르게 숨어서 보시는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마태복음 6:3~4 착할 (=Good)자는 착하다’, ‘어질다’, ‘좋다’, ‘잘하다’, ‘뛰어나다’, ‘훌륭하다 등의 뜻이 있다. “자기 자랑을 하지 않으니, 공로가 있다-도덕경 22 

📌습명(襲明) : 밝은 습관. 빛의 습관. 빛은 구분 없이 밝혀준다. 

📌요묘(要妙): 미묘한 요점. 미묘한 핵심. 선을 긋지 않는 것이 ()이다. “선한 자에게 나는 선하게 대한다. 선하지 않은 자에게도 나는 선하게 대한다.-도덕경49 우리는 모두 하나의 빛에서 왔기 때문이다. 


[해설]

 

1. 선한 행동은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善行 無轍迹)

 노자는 선한 행동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선한 행동은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진정한 선은 티가 나지 않습니다. 누군가를 돕고 나서 그 대가를 기대하거나 칭찬받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선한 행동을 했다는 흔적을 남기지 않기에, 그 선행은 더욱 빛이 납니다. 성경에서도 이렇게 말합니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라.
(마태복음 6:3)

 

 진정한 선은 흔적을 남기지 않습니다. 노자는 바로 이런 행위를 진정한 선이라 말합니다. 유의 세계는 드러나 있지만 무의 세계는 드러나 있지 않습니다. 드러나 있지 않은 무의 세계에서 모든 것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무의 보이지 않는 눈은 흔적을 남기지 않는 선한 행동을 모두 보고 있습니다. 무의 보이지 않는 눈을 양심이라고 합니다. 인간의 마음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양심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보이지 않아도 우리의 영혼은 진정한 선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습니다.

 

2. 선을 긋지 않는 것이 진정한 선이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선을 긋고 경계를 나눕니다. 나와 너, 우리 편과 저쪽 편, 선과 악을 나누고 구분짓기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노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선한 사람은 선하지 않은 사람의 스승이고,
선하지 않은 사람은 선한 사람의 자산이다.

 

 선을 긋고 차별하는 것은 진정한 선이 아닙니다. 진정한 선은 경계를 초월하여 모두를 포용합니다. 밝은 빛이 모두를 공평하게 비추듯, 진짜 선한 사람은 선을 긋지 않고 모두를 받아들입니다.

 

 이것을 노자는 ‘습명(襲明)’ 즉, 빛의 습관이라고 표현합니다. 빛은 선과 악, 옳고 그름을 나누지 않고 공평하게 모두를 비추기 때문입니다.

 

3. 빛의 습관을 가진 사람

 

 세상에는 '선한 사람'과 '선하지 않은 사람'이 있습니다. 하지만 노자에게 이 두 부류는 서로에게 꼭 필요한 존재입니다.

  • 선한 사람은 선하지 않은 사람을 통해 선을 긋지 않는 진정한 선을 드러냅니다.
  • 선하지 않은 사람은 선한 사람을 보고 자기 내면의 양심을 깨닫습니다.

 이 두 존재는 서로에게 자산이며 스승입니다. 진정한 지혜는 이 사실을 깨닫고 상대를 배척하지 않는 데 있습니다. 상대방을 나의 적으로 규정하지 않고, 나를 더 깊게 배우고 성찰할 수 있는 자산으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바로 '요묘(要妙)', 즉 미묘한 핵심입니다.

 

4. 우리는 모두 하나의 빛에서 왔다

 

 모든 존재는 본래 하나였습니다. 우리 모두는 하나의 빛에서 나왔습니다. 서로 분리되고 갈등하는 것은 유(有)의 세계에서 벌어진 착각일 뿐입니다.

 

 진짜 선한 사람은 모두를 그 하나의 빛으로 바라봅니다. 선을 긋지 않고 모두를 포용하고 용서합니다. 이것이 진정한 선이며, 가장 깊은 진리입니다.

선한 사람에게 나는 선하게 대한다.
선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나는 선하게 대한다.
(도덕경 49장)

 

 하나님이 모든 사람에게 빛과 비를 공평하게 내리듯, 우리도 선을 긋지 말고 서로를 용서하고 포용해야 합니다. 이것이 노자가 말하는 참된 선이며, 세상을 밝게 만드는 길입니다.

우리는 모두 하나의 빛에서 왔다

5. 선한 세상을 만드는 길

 

 선을 긋지 않는 삶은 어렵습니다. 때론 자신이 손해 보는 것 같고 억울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삶이 진정으로 자신을 밝히고, 그 빛으로 세상을 밝히는 삶입니다. 예수는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라"라고 하였습니다. 어둠은 맞서는 대상이 아닙니다. 자기 스스로 빛의 존재가 되면, 어둠은 스스로 밝음으로 변화합니다.

 

 사람들이 선을 긋지 않고 서로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날이 오면, 그곳이 천국입니다. 선한 사람과 선하지 않은 사람이 따로 없는, 모두가 빛 안에서 하나 되는 날, 그것이 노자가 꿈꾼 세상이며,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세상입니다.

 

 이제 우리도 노자의 이 깊은 통찰을 마음에 새기고,
선을 긋지 않는 진정한 선의 길을 걸어가 봅시다.